아빠는 약 3년 전 연하장애로 인해 흡인성 폐렴을 앓게 되었고,
이로 인해 콧줄(비위관, L-tube)을 1년 2개월 동안 하시다가 뱃줄(위루관, PEG) 시술을 하게 되었다.
입으로 약을 복용하기 어려워 관을 통해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삼키기 어려운 알약 대신 가루로 조제해도 문제없는 알약이나 시럽으로 처방받는다.
대부분 의료진이 잘 판단하여 처방을 해주시겠지만,
간혹 가루로 빻으면 안 되는 알약을 처방해 주시는 경우가 있어 보호자도 약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면 당연히 잘 조제해 주는 줄 알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루약 조제를 기피하는 약국이 참 많았다.
우리 약국은 기계가 1대밖에 없다.
어린아이의 약만 가루로 조제해 준다.
기계가 없으니 다른 약국 가봐라.
시간이 오래 걸리니 당장 못해준다.
조제 가능한 약이나, 가루약 조제는 안 해주니 알아서 빻아 먹어라. 기타 등등
아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들고 서러운데, 약 조제 거부까지..... 슬픈 현실이다.
약국에 슬쩍 물어보니 돈은 안되고 시간은 오래 걸리고 하니 그렇다고 한다.
사실 자체적으로 집에서 약을 빻을 수는 있다.
약사발에 잘게 빻거나, 밀대로 밀어 빠개는 등 가루로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약이 한두 알도 아니고 빻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약도 생기고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나는 나름의 습관이 생겼다.
- 평소 가루약 조제가 가능한 약국을 미리 잘 파악해 놓는다.
- 될 수 있으면 가루약 대신 시럽 형태의 약을 처방받으려고 한다.
- 가루약 조제까지 시간이 걸리니 병원에서 약을 조금 넉넉하게 처방받아 둔다.
약이 넉넉해야 다음번 가루약 조제 시까지 약이 부족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
- 꾸준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약과 상태에 따라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해야 하는 약이 있다면
꼭 구분해서 조제를 받는다. 가루 형태에서 약이 섞이면 분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식전·식후약과 동시에 먹지 말아야 할 약을 잘 적어 놓고 복용법을 지킨다.
환자는 제시간에 올바른 방법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 가루약은 일반 알약에 비해 더 변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섭취할 수 있는 복용기간이 지나면 바로 폐기한다.
아빠가 많이 아프시기 전엔 외래 진료 끝나고 병원 바로 앞 약국에서 약까지 꼭 조제해서 집으로 왔었는데,
이젠 아빠의 거동 상태나 체력이 그렇게 하기 어렵기도 하고,
가루 형태로 약을 조제해야 하다 보니 며칠의 시간이 걸리기도 해서...
현재는 미리 팩스로 처방전을 접수한 후, 약이 조제가 되면 수령하러 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택배 배송도 가능하지만, 혹시나 변질되거나 오배송될까 봐 직접 수령한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건강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또 한 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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