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발자국 (33) 썸네일형 리스트형 와상환자도 안전하게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아침에 양치질을 하는데 뭔가가 툭 떨어져 나왔다.어금니를 때웠던 보철물인 것 같았다. '아...... 큰일이다.' 아빠가 아프면서 치아 관리가 쉽지 않았다.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될 때에도 아빠를 살리는데 집중했고, 간병 초보였던 나는 치아를 관리할 생각조차 못했었다.입원기간 중, 아빠의 치아를 살펴보니 여기저기 깨져 있고 잇몸이 퉁퉁 부어 있었다.인공호흡기, 기관 삽입 등으로 치아가 많이 망가졌던 것이다.우리 아빠는 치아 관리를 정말 잘했었다. 그런 아빠의 치아가 이렇게까지 망가지다니... 너무 속상했다.폐렴 환자는 입안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입안의 세균이 폐로 넘어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아무도 치아 관리에 대해서는 알려주지도 않고 적극적이지도 않다.말 그대로.. VRE 내성균이 검출되다. (균과의 전쟁) 병원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결국 문제가 또 생겼다.어느 날, 주치의가 심각하게 말을 걸었다. "저기.. 보호자님.""네. 선생님. 말씀하세요.""저희도 아니길 바랐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심장이 철렁했다.아빠가 또 병이 악화됐나...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우려했던 대로 아버님께서 내성균이 검출되셔서 재활은 중단되고, 격리실로 옮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네????? 무슨 균이요?""VRE라고 하는 다제내성균.... (중략)"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었다.재차 물어서 알아들은 대로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VRE(Vancomycin-Resistant Enterococci,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은..주로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한 환자에게 발생하며, 다른 환자와.. 언제 어디서나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차 안에서 경관식 피딩 하기 등) 건강한 일반인은 배가 고프면 언제 어디서든 맛있는 음식을 입으로 섭취할 수 있지만,연하장애가 있는 아빠는 입으로 음식을 섭취할 경우 흡인될 가능성이 높아..현재는 뱃줄(위루관, PEG)을 통해 경관식 피딩 중이다.천천히 적당한 온도로 소화기에 주입해야 하는 경관식 피딩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크게 받는다. 아빠는 질환에 따라 병원을 여러 곳으로 나누어 다니고 있다.거동이 불편한 중증 와상환자를 모시고 병원을 다니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처음에는 다녀야 하는 진료과를 한 곳의 병원으로 몰아 편하게 다니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예를 들면 욕창의 경우엔 성형외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집에서 가까운 병원의 성형외과는 욕창에 큰 관심이 없으셨다.그래서 빠른 치료를 위해 전문적으로 욕창 진료.. 먹먹한 마음으로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입원기간 동안 매일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고, 현실에 대한 뒤늦은 후회..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한숨만 늘어갔다.얼떨결에 응급 상태로 입원했기 때문에 아무런 계획과 각오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었다.아빠를 요양병원에 보냈던 일이 내 마음속 큰 죄가 되었고, 또 아무런 준비 없이 허망하게 아빠를 보내게 될까 봐 겁이 나후회 없이 아빠 옆에서 함께 하겠노라고 뛰어든 간병이었다. 병원에 와서 치료받으면 금방 나아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는 입원기간 동안 아빠는 더 야위어 갔고...나도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늘 건강하고 단단한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많이 약해졌구나.... 참 서글퍼졌다.왜 건강했을 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매일 반복되는 후회와 죄책감으로 눈물을 흘린다.. 따뜻하게 경관식 피딩 하는 방법. 아빠는 119에 실려 응급실 및 중환자실에 입원하던 날부터 콧줄(비위관, L-tube)을 하게 되었다.연하장애 때문에 흡인성 폐렴에 걸렸고, 치료 이후에도 안전한 영양 공급을 위함이었다.콧줄만 1년 2개월.. 이후 뱃줄(위루관, PEG)로 변경하여 여전히 경관식 피딩을 진행 중이다.경관식이란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하여 콧줄이나 뱃줄 등의 튜브로소화기에 유동식을 주입하는 식사 방법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환자에게는 경관식의 종류와 피딩 속도, 온도 등에 따라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설사 또는 변비 증상이다.그래서 나는 아빠의 컨디션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경관식 피딩을 하고 있다.예를 들면.. 설사가 심한 날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제품.. 재활을 시작하다. (요양병원이 아닌 집으로 꼭 가야 한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119에 의해 응급실에 실려오고,소생실을 거쳐 중환자실과 일반병실로 옮겨지면서 당장 하루하루 버텨내기도 벅찼다.매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이벤트도 많았고, 간병이 처음인지라 시행착오도 많았다.불안하고 초조한 날이 계속 됐다. 어느 날 담당 주치의가 와서 너무도 당연하단 듯이 물어본다. "퇴원하게 되면 요양병원으로 가실 거죠?""네???" 당시 이곳 체계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했던 난 담당 주치의의 질문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아빠가 나으면 당연히 집에 갈 생각만 했지, 다른 곳으로 전원을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아빠가 입원했던 상급종합병원은 어느 정도 환자가 이벤트가 없어졌다 판단되면 바로 전원을 권유했다.여기저기 주의 깊게 살펴보니, 다른 환자분들은 재활.. 와상환자 깨끗하게 씻기기. (간병도 장비 빨(?)이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아빠를 처음 마주하던 날.. 아빠가 참 꼬질꼬질했다.그렇게 씻는 거 좋아하고 깔끔 떨던 아빠인데, 얼마나 찝찝할까...일단 내과적인 문제가 안정되는 게 최우선이었고, 와상환자여서 샤워실도 갈 수 없었기에물수건으로 박박 닦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렇게 얼굴과 몸은 화장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며 수건 수십 번 빨아서 닦인다고 해도,기름진 머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당시 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간병인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여기저기 사귄 주변 환자 보호자분 중 한 분이 의료기상사에 가면물 없이 감을 수 있는 샴푸가 있다고 알려 주셨다. '엥? 그런 샴푸가 있었나?' 아빠가 갑자기 아파 정신없이 병원에 입원한 터라 난 아무 정보가 없었.. 소변줄 제거를 시도했다.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던 날, 드디어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빠를 본 순간 너무 큰 충격에 휩싸였다.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으로 콧줄은 대롱대롱, 온몸에 수많은 줄들이 아빠를 휘감고 있었다.손이 떨려 뭐부터 해야 할지... 당시 간병 초보였던 나는 너무 떨리고 무서웠다. 며칠이 지나자 금방 익숙해졌다.나는 아빠에게 달린 줄을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결심했다.그중 첫 번째는 바로 소변줄이었다. 소변줄을 하면 편한 점은 많다.아빠는 화장실 들락거리지 않아도 되고, 기저귀도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고..매일 적어내야 하는 소변량도 체크하기 편했다.이건 어디까지는 보호자 입장일 뿐이다. 소변줄을 오래 하고 있으면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나중에 방광에서 소변을..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