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발자국 (46) 썸네일형 리스트형 먹먹한 마음으로 나의 삶을 되돌아본다. 입원기간 동안 매일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고, 현실에 대한 뒤늦은 후회..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한숨만 늘어갔다.얼떨결에 응급 상태로 입원했기 때문에 아무런 계획과 각오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었다.아빠를 요양병원에 보냈던 일이 내 마음속 큰 죄가 되었고, 또 아무런 준비 없이 허망하게 아빠를 보내게 될까 봐 겁이 나후회 없이 아빠 옆에서 함께 하겠노라고 뛰어든 간병이었다. 병원에 와서 치료받으면 금방 나아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는 입원기간 동안 아빠는 더 야위어 갔고...나도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늘 건강하고 단단한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많이 약해졌구나.... 참 서글퍼졌다.왜 건강했을 때 더 잘하지 못했을까.. 매일 반복되는 후회와 죄책감으로 눈물을 흘린다.. 따뜻하게 경관식 피딩 하는 방법. 아빠는 119에 실려 응급실 및 중환자실에 입원하던 날부터 콧줄(비위관, L-tube)을 하게 되었다.연하장애 때문에 흡인성 폐렴에 걸렸고, 치료 이후에도 안전한 영양 공급을 위함이었다.콧줄만 1년 2개월.. 이후 뱃줄(위루관, PEG)로 변경하여 여전히 경관식 피딩을 진행 중이다.경관식이란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하여 콧줄이나 뱃줄 등의 튜브로소화기에 유동식을 주입하는 식사 방법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환자에게는 경관식의 종류와 피딩 속도, 온도 등에 따라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설사 또는 변비 증상이다.그래서 나는 아빠의 컨디션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경관식 피딩을 하고 있다.예를 들면.. 설사가 심한 날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제품.. 재활을 시작하다. (요양병원이 아닌 집으로 꼭 가야 한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119에 의해 응급실에 실려오고,소생실을 거쳐 중환자실과 일반병실로 옮겨지면서 당장 하루하루 버텨내기도 벅찼다.매일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이벤트도 많았고, 간병이 처음인지라 시행착오도 많았다.불안하고 초조한 날이 계속 됐다. 어느 날 담당 주치의가 와서 너무도 당연하단 듯이 물어본다. "퇴원하게 되면 요양병원으로 가실 거죠?""네???" 당시 이곳 체계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했던 난 담당 주치의의 질문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아빠가 나으면 당연히 집에 갈 생각만 했지, 다른 곳으로 전원을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아빠가 입원했던 상급종합병원은 어느 정도 환자가 이벤트가 없어졌다 판단되면 바로 전원을 권유했다.여기저기 주의 깊게 살펴보니, 다른 환자분들은 재활.. 와상환자 깨끗하게 씻기기. (간병도 장비 빨(?)이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진 아빠를 처음 마주하던 날.. 아빠가 참 꼬질꼬질했다.그렇게 씻는 거 좋아하고 깔끔 떨던 아빠인데, 얼마나 찝찝할까...일단 내과적인 문제가 안정되는 게 최우선이었고, 와상환자여서 샤워실도 갈 수 없었기에물수건으로 박박 닦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렇게 얼굴과 몸은 화장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며 수건 수십 번 빨아서 닦인다고 해도,기름진 머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당시 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간병인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여기저기 사귄 주변 환자 보호자분 중 한 분이 의료기상사에 가면물 없이 감을 수 있는 샴푸가 있다고 알려 주셨다. '엥? 그런 샴푸가 있었나?' 아빠가 갑자기 아파 정신없이 병원에 입원한 터라 난 아무 정보가 없었.. 소변줄 제거를 시도했다.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던 날, 드디어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빠를 본 순간 너무 큰 충격에 휩싸였다.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으로 콧줄은 대롱대롱, 온몸에 수많은 줄들이 아빠를 휘감고 있었다.손이 떨려 뭐부터 해야 할지... 당시 간병 초보였던 나는 너무 떨리고 무서웠다. 며칠이 지나자 금방 익숙해졌다.나는 아빠에게 달린 줄을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결심했다.그중 첫 번째는 바로 소변줄이었다. 소변줄을 하면 편한 점은 많다.아빠는 화장실 들락거리지 않아도 되고, 기저귀도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고..매일 적어내야 하는 소변량도 체크하기 편했다.이건 어디까지는 보호자 입장일 뿐이다. 소변줄을 오래 하고 있으면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나중에 방광에서 소변을.. 갑자기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당황했다. 요즘 의약품이 자주 품절이다.아빠의 약도 그랬고, 엄마가 자주 사용하는 연고도 그랬다.몇 군데를 전화한 결과, 재고가 있는 약국을 찾았다.급히 아침부터 서둘러 약국으로 향했다. 필요한 의약품을 구매 후 넉넉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던 중,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백화점이 눈에 보였다.해당 백화점은 지하 코너에 맛있는 음식을 참 많이 판매하였다. '백화점 오픈 시간 다 됐는데, 엄마 맛있는 것 좀 사다 드릴까...?' 재빠르게 주차를 하고, 후다닥 지하 코너로 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를 포장했다.'빨리 집에 가야지!' 생각하고, 차를 주차해 놓은 곳으로 돌아왔다.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부드드드드드득...몇 차례 시도했지만 평소와 다르게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TPN 영양수액 주사로 견뎌 보자. 오랜 기간 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못하는 아빠의 유일한 영양 공급 방법은 뱃줄(위루관, PEG)을 통한 경관식 피딩이었다.병원에서는 유동식이 완벽한 영양성분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지만,아빠는 점점 더 말라갔고.. 무엇보다 살을 찌워보겠다고 조금이라도 식사량을 늘리면 어김없이 흡인이 되어 폐렴이 생겼다. 오래 누워만 있으니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니 손과 발은 늘 차갑고,먹는 것도 부실하니 면역력이 떨어져 점점 고민이 깊어져 갔다.평소 아빠가 건강 체질이었고, 그 흔한 영양제나 한약 한번 먹어 본 적이 없었다.뒤늦은 후회만 하게 된다. 소화기관으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만,아빠 몸의 모든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그 방법만으로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콧줄을 달고 사는 삶. (뱃줄 시술을 결정하다.) 아빠는 연하장애가 생겨 흡인성 폐렴에 걸렸고,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폐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콧줄을 끼게 되었다.지금은 뱃줄(위루관, PEG)를 하고 있지만, 콧줄을 달고 살았던 기간이 무려 1년 2개월이나 된다.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는 큰 고통.. 바로 콧줄이다. 검색 중에 어떤 환자분이 콧줄을 꼈을 때의 체험담을 적어 놓으신 글을 보았다.굶어 죽을지언정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지독한 고통이라고 하셨다.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나지만 이런 글을 보면서 아빠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빠는 참을성이 참 많은 사람이었다.웬만하면 내색하지도 않고 지독하게 끈기도 있고 인내심이 강했다.그래서였을까... 1년 2개월이란 시간을 잘 버텨냈다. 폐렴에 걸려 호흡이 ..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