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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요

소변줄 제거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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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기간 동안 매일 섭취량 및 배설량을 기록한다. 보호자는 참 바쁘다.
입원 기간 동안 매일 섭취량 및 배설량을 기록한다. 보호자는 참 바쁘다.

 

 

 


 

 

아빠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던 날, 드디어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빠를 본 순간 너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모습으로 콧줄은 대롱대롱, 온몸에 수많은 줄들이 아빠를 휘감고 있었다.

손이 떨려 뭐부터 해야 할지... 당시 간병 초보였던 나는 너무 떨리고 무서웠다.

 

며칠이 지나자 금방 익숙해졌다.

나는 아빠에게 달린 줄을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중 첫 번째는 바로 소변줄이었다.

 

소변줄을 하면 편한 점은 많다.

아빠는 화장실 들락거리지 않아도 되고, 기저귀도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고..

매일 적어내야 하는 소변량도 체크하기 편했다.

이건 어디까지는 보호자 입장일 뿐이다.

 

소변줄을 오래 하고 있으면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나중에 방광에서 소변을 내보내는 민감도도 떨어질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오래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 귀찮더라도 아빠가 하나씩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

담당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허락이 떨어졌다.

단,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소변줄을 제거할 수 있다.

 

간단한 테스트란 소변줄을 제거하고 4시간 안에 정상적인 소변을 자가배출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테스트이다.

오랜 시간 소변줄을 끼고 있어서인지.. 요의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졌는지...

아니면 화장실이 아닌 소변통이나 기저귀에 봐야 하는 어색한 상황 때문인지.. 아빠는 어려워했다.

 

"아빠, 지금 거동이 불편해서 그냥 여기서 소변봐야 돼."

"싫어."

 

 

옥신각신 어르고 달래고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는데 아빠는 계속 참는다.

 

"진짜 이럴 거야?" (버럭)

 

 

화도 내보고, 엄마와 달래기도 해 봤지만.. 영 소식이 없다. ㅠㅠ

이대로 실패인가... 싶었는데,

4시간이 거의 다 될 무렵 아빠가 자가배출에 성공했다.

나는 신나서 간호 데스크로 달려갔다.

 

"선생님!!!!!!!!!!!  소변 성공했어요."

"어머! 진짜요?"

 

 

담당 간호사분도 뛰어 오셔서 확인하시고는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저도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르겠네요.  저 퇴근 전에 소변줄 제거하게 되어서 너무 좋네요."

 

 

이렇게 줄 하나 제거에 성공했다.

'소변줄' 이게 뭐라고....

너무 신났다.

 

 

 

 

다음 목표는 산소줄이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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