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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요

엄마의 요양보호사 자격증 도전기. <가족요양보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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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불국사에서 황금돼지를 보며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경주 불국사에서 황금돼지를 보며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아빠가 아프고 나서 엄마와 나는 24시간 내내 아빠 곁을 떠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콧줄과 가래인데, 특히 콧줄은 무의식적으로도 불편함에 뺄 수 있어 계속 주시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뭔가 다른 일을 제대로 할 수도 없었고, 무의미한 시간들이 계속 흘러갔다.

그러던 중,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가족 간병을 하면서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지런한 엄마는 놀면 뭐 하냐며 자격증을 따보시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실 간병을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을 경험한 터라 엄마 말에 동의했다.

뭘 하든 똑 부러지게 하는 엄마이긴 하지만, 나이가 있으셨기에 조금 걱정되었다.

준비기간이 짧더라도 하루종일 긴 시간 강의를 들어야 했고..

요즘엔 컴퓨터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약간의 노하우도 필요했다.

엄마는 바로 집 주변에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하셨다.

평소 관심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원이 주변에 있었다.

그중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선택해서 바로 상담받고 등록을 하셨다.

그렇게 엄마의 공부가 시작되었다.

 

 

학원 일정대로 공부를 하면 되긴 했는데.. 걱정이 되는 부분은 필기시험이었다.

어떤 사람은 별 것 아니라는 시험이지만, 대충 기출문제를 보니 공부를 안 하고는 합격할 수 없는 시험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엄마는 내가 봐도 놀랄 정도로 열심히 학원도 다니고,

늦은 새벽 시간까지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며 문제를 풀었다.

틈만 나면 책을 펴서 수십 번 반복하며 문제를 푸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사실 나는 많이 반성하였다.

지난 시간 너무 나태하고 게으르게 지낸 것 같았다.  ㅠㅠ

 

필기시험은 컴퓨터로 보거나 OMR 답안지 마킹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나이도 있으시고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최근에 눈도 잘 안 보인다고 하셔서..

답안지 마킹하는 시험보단 컴퓨터로 보는 시험이 나을 것 같아 컴퓨터 시험으로 신청하였다.

(컴퓨터 시험 일정이 훨씬 많기도 했고, 답안지 마킹하는 시험이 이미 마감되기도 하였다.)

 

  

 

엄마의 합격을 기원하며 도움을 주기 위해 서점에서 문제집을 하나 구입했다.

실전 시험처럼 컴퓨터로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모의고사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엄마에게 컴퓨터로 진행하면 이런 순서로 풀어야 한다며 하나씩 가르쳐 주고 연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수차례 물어보면서 더듬더듬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며 문제를 풀었는데,

하루가 지나자 눈에 띄게 능숙해졌고, 모의고사 채점 결과마다 합격점수가 나와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엄마는 이게 뭐라고 엄청 떨린다며 비용 낭비 안 하려면 한 번에 합격해야 하는데 하시며,

시험 당일까지 계속 문제집을 들여다보셨다.  끝까지 참 열심히 하셨다.

그런데... 시험시간이 끝나고 시험장에서 나온 엄마의 표정이 그리 밝지가 않다.

 

 

"아... 모르겠다.  생각보다 어려워."

"잘 봤을 거야.  기다려 보자."

 

 

 

 

시험 결과는 바로 다음 날 나왔다.

걱정과 달리 결과는 역시나 합격.

 

 

엄마와 함께 공부했던 분들에게 연락이 온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떨어지신 걸 보고, 엄마의 노력이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나도 무언가를 다시 새롭게 시작해 봐야겠다.'

 

 

 

 

 

엄마,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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