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픈 이후, 우리 가족은 건강하게 잘 챙겨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아침은 굶기 일쑤였고, 인스턴트 음식에 빠져 지냈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그 흔한 영양제 한번 챙겨 먹지 않았었고, 그저 건강 체질이라는 자만심에 몸이 약해져 가는 걸 몰랐다.
급격하게 살이 쭉 빠져버린 아빠를 보고 단백질 섭취와 근육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계란을 삶았다.
1~2개씩 꾸역꾸역 먹었다.
어느 순간부터 계란의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반숙 계란!
그런데 이 반숙 계란을 삶는 게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었다. ㅠㅠ
식초와 소금에 양에 따라 질감이 달라졌고, 조금만 덜 삶아도 껍질이 너무 안까지고,
계란을 미리 꺼내놓고 삶자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한 손이 큰 나는 한 번에 10개 이상씩 삶아 버려서 실패한 계란을 먹는 일도 곤욕이었다.
매일 계란을 삶으면서 수십 번의 시도 끝에..
결국 나는 나만의 취향이 가득한 계란 삶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내 취향대로 계란 삶는 법(반숙 계란♥)
1. 냄비에 계란이 잠길 정도의 양정도의 물을 받는다.
2. 식초와 굵은소금을 조금 넣는다.
3. 냉장고에서 꺼낸 계란을 물에 씻어서 넣는다.
4. 인덕션을 켜고 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5. 큰 물방울이 생길 정도의 물이 끓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약 5분 50초 정도 삶는다.
6. 다 삶아진 계란을 찬물에 5분 이상 담근다.
7. 맛있게 먹기.
'아빠도 먹을 수 있다면 내가 매일 잘 챙겨줄 텐데.....'
아빠에게 다 삶아진 계란을 자랑하며 보여준다.
(아빠가 먹는 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 중인 나다.)
"아빠, 이거 맛있겠지? 아빠도 얼른 나아서 이거 같이 먹자. 내가 맨날 챙겨줄게.'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아빠.
아빠와 식탁에서 마주 보며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소소한 일상이 참 그립다.
2024.11.18 - [아프지마요] - 나의 첫 중고거래 <아빠의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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