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119에 실려 응급실 및 중환자실에 입원하던 날부터 콧줄(비위관, L-tube)을 하게 되었다.
연하장애 때문에 흡인성 폐렴에 걸렸고, 치료 이후에도 안전한 영양 공급을 위함이었다.
콧줄만 1년 2개월.. 이후 뱃줄(위루관, PEG)로 변경하여 여전히 경관식 피딩을 진행 중이다.
경관식이란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하여 콧줄이나 뱃줄 등의 튜브로
소화기에 유동식을 주입하는 식사 방법이다.
경관식을 위한 영양액 종류는 다양하다.
환자의 개별적인 질환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고, 부족한 식사를 보충해 줄 간식용으로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처방 가능한 영양액도 있다.
아빠도 처음에는 뉴케어, 그린비아, 메디푸드, 메디웰 등 시중에서 파는 제품 중에 선택하여 경관식 피딩을 하였다.
오래 누워 계셔서 그런지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한 끼에 많은 양을 주입할 수 없어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누어 피딩을 하였는데.. 하루에 4~5번을 하다 보니 발생되는 비용이 꽤 컸다.
살이 쭉 빠지는 게 걱정돼서 고단백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고,
교수님의 추천으로 영양 보충제 몇 가지를 더하니 한 달에 70만 원 정도씩은 아빠의 식비로 지출되었다.
식비 외에도 병원비, 석션 및 소독 소모품 등 간병을 위한 지출은 엄청났다.
아빠에게도 도움이 되면서 효율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처방 가능한 영양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빠가 다니고 있는 어느 과든 요청하면 원하는 수량만큼 처방을 해주셨다.)
종류는 2가지인데, 엔커버액(일본)과 하모닐란액(독일)이란 수입품이며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엔커버액은 200ml 팩 형태(옥수수, 커피, 밀크맛)와 400ml RTH 형태(밀크맛)의 제품으로 나뉘며,
하모닐란액은 200ml 팩 형태(커피맛)와 500ml RTH 형태(담갈색 현탁액의 단맛)의 제품으로 나뉜다.
RTH(Ready to hang)는 멸균 처리된 환자식을 영양액 주입세트로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형태로,
별도의 용기에 옮겨 담는 과정을 줄여 안정성과 세균오염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또한, 피딩줄을 함께 제공해 주기 때문에 주입세트(피딩백 또는 피딩통, 피딩줄)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 경제적이다.
아빠는 엔커버액을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고, 하모닐란액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겼다.
별도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상황이라 하루에 엔커버액 2번, 하모닐란액 1번,
시중 제품 1번 이런 식으로 소화 상태나 컨디션에 따라 매일 적절하게 변경하며 경관식 피딩을 하고 있다.
다행히 큰 부작용 없이 아직까지는 잘 섭취하고 계신다.
무엇보다 처방을 받으면서 식비 부담이 기존보다 1/10 수준으로 줄었다.
덕분에 절약한 비용으로 TPN 영양수액 주사, 보충제 등을 더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최근에 엔커버액과 하모닐란액의 수급 불안정으로 자주 품절이 되곤 했다.
경관식에 의존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참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미리 처방받고 최대한 여유 있게 영양액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집 창고에는 박스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ㅠㅠ)
혹시나 나의 소홀함으로 아빠의 영양상태가 나빠질까 봐..
매일 걱정된다. 그리고 고민한다.
2024.11.23 - [아프지마요] - 자식을 위한 아빠의 마음.
2024.11.13 - [아프지마요] - 아빠, 잘 먹어야.. 아니 잘 소화시켜야 돼! (경관식 피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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