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 석션은 의료 행위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 생활 속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환자의 가래를 뽑아야 하는 상황일 때,
마냥 의료진을 기다릴 수만은 없을뿐더러 응급한 상황에서 즉시 대비해야 하기에 가래 석션 방법은 꼭 익혀야 한다.
(다니고 있는 대학병원 교수님께서도 온 가족이 꼭 석션하는 방법을 배워둘 것을 당부하셨다.)
※ 반드시 환자 상태에 따라 올바르게 익혀야 하므로, 꼭 의료진을 통해 정확하게 배우시길 바랍니다.
1. 석션기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석션기를 판매하고 있다.
아빠가 퇴원을 하게 되면서 가정 간병을 계획하였고, 석션기가 꼭 필요했기에 병원 내 의료기 상사에 문의해 보기도 하고 인터넷도 검색해 보면서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유선 석션기 2개, 무선 석션기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워낙 매일매일 석션을 많이 하고 있어서 고장 날까 봐 비상용으로 1개 더 구입하기도 하였고, 병원 이동 시 차 안에서 또는 병원 내에서 갑자기 가래가 끓어 산소포화도가 마구 떨어지는 경험을 했던 터라 무선 석션기도 구입하였다.
요즘같이 좋은 날씨에 가볍게 산책이라도 나갈 땐 석션기가 있어서 안심이 된다.
2. 석션 카테터
보험 처리도 안되고, 처방도 안되는데 끝도 없이 계속 써야 하는 소모품이다.
처음 입원했을 때 썼던 제품이 익숙해서 동일 제품으로 14FR 사이즈(제품에 따라 7FR)를 사용하고 있다.
가끔, 코로 석션을 해야 할 경우엔 조금 더 얇은 12FR 사이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사이즈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꼭 사용하는 사이즈를 잘 알아두어야 할 것 같다.
매일 수시로 하는 석션 때문에 카테터 사용량이 많은 편이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월 10~15만 원 정도)
간혹 여러 번 재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글도 보긴 했는데, 아빠는 흡인성 폐렴을 앓았기에
혹여나 균들이 폐로 넘어갈까 봐 두려워.. 절대 재사용하지 않고,
병원에서 했었던 것처럼 그냥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무조건 버린다.
(돈 많이 벌어야겠다. ㅠㅠ)
3. 멸균 생리식염수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1L 용량의 멸균 생리식염수와 멸균 컵을 주시면서 24시간 동안 조금씩 사용하라고 하셨고,
그 이후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소용량의 작은 멸균 생리식염수를 주셨다.
소용량 멸균 생리식염수의 종류도 여러 가지인데, 뚜껑이 엄청 따기 힘든 것도 있기에..
그럴 경우엔 손이 다치지 않도록 멸균 고무장갑 등을 이용해서 개봉하면 좋을 것 같다. (보호자의 손은 소중하다!)
아빠는 매일 석션을 많이 하고 있어서 소용량은 감당이 되질 않아 1L 멸균 생리식염수를 사용하고 있다.
(멸균 생리식염수는 석션뿐만 아니라 각종 소독을 할 때에도 아주 유용하다.)
하루에 1~2병, 한 달에 약 40개 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비용으로 계산하면 한 달 기준 약 8만 원 정도인지라
부담이 된다.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여기저기 알아보고 문의하게 되었고..
현재는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비용 부담이 아주 많이 줄었다.
최근엔 입원환자에게도 멸균 생리식염수를 사용 개수에 따라 비용 청구를 한다고 한다.
아빠가 올해 입원했을 때에도 40ml 소용량 작은 멸균 생리식염수를 주셨는데, 나중에 병원비 계산할 때 확인해 보니
약 60만 원가량이 청구되었다. 비급여 제품이었기에 더 비용 부담이 컸다. ㅠㅠ
보험 적용되는 제품도 있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입원을 하게 될 경우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4. 손소독제 & 멸균 장갑
석션의 기본은 멸균이다.
△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 손소독제를 이용하여 꼼꼼하게 소독하고, △ 멸균 장갑을 착용 후,
△ 석션하는 동안에도 멸균 상태를 잘 유지해야 한다.
멸균 장갑도 병원에서 쓰던 것이 편해서 같은 제품으로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사용 중이다.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그냥 일반 마트에서 파는 비닐장갑을 사용하게 했었는데,
멸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나서는 이건 아니다 싶어 현재는 무조건 멸균 장갑을 사용하고 있다.
5. 에어웨이
아빠는 석션을 하려고만 하면 입을 꾹 다물고 열지를 않는다.
석션의 고통 때문인 걸까... 그래도 안 할 수는 없기에 결국 에어웨이를 물릴 수밖에 없다.
(이조차도 어려울 땐 칫솔을 이용하여 입을 벌려 에어웨이를 물린다. 아빠가 양치질하는 걸 좋아한다. ㅋㅋ)
에어웨이도 여러 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너무 작아도 어렵고 너무 크면 거의 목젖(?)까지 닿아 상처가 생길 수 있으니
환자에게 맞는 사이즈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산소포화도 측정 기계
산소포화도 측정 기계를 사용하면 석션 시 산소가 부족한지 바로 체크할 수 있다.
석션을 하다가 산소포화도 수치가 많이 떨어지면 즉시 멈추고 환자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퇴원하고 나서 초반에는 병원에서 사용했던 것처럼 고가의 전문 산소포화도 기계를 살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손가락에 끼워 측정하는 산소포화도 기계도 충분하였다.
여러 개 구입해서 손에 쉽게 닿는 곳에 두고 석션할 때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자주 측정하고 있다.
7. (필요시) 산소
석션을 하면 숨을 참게 된다. 그 시간 동안 저산소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호흡에 어려움이 있거나 산소포화도 수치가 불안한 경우 산소를 주면서 석션을 하는 것이 도움 된다.
이놈의 가래 때문에 숨이 막혀 산소포화도가 자주 떨어지고 말썽을 일으킨 적이 많아
현재는 산소 처방을 받아 산소 기계를 대여받아 사용 중에 있다.
(담당 교수님께서도 기관지 내시경 하시면서 많이 느끼셨던 터라...)
산소 처방을 받으면 보험이 적용되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 유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산소 기계,
△ 외출할 때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산소 기계, △ 산소포화도 측정 기계까지 대여받을 수 있다.
또한, 산소 기계는 생명유지 장치에 해당되어 월 30%의 전기요금 감면 혜택도 받게 된다.
2024.11.11 - [아프지마요] - 내 인생 첫 간병 도전기. (지긋지긋한 가래 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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